유쾌한 인생

한학기를 다시 또 끝내며...

짱시깅 2026. 6. 24. 15:43

 
종강...
항상 시간이 빠르단 걸 느낀다.
이젠 이 빠른 감각에도 익숙해진 것 같아. 하하하
 
나는 중고등학교 때부터 매일매일 행복한 이 하루하루가 너무 소중해서, 
남들 다 얘기하는 돌이켜보면 그때가 제일 좋을 때더라를
지금이 다신 오지 않을 좋은 때구나... 로 생각해서 항상 지나가는 날들이 늘 아쉽고 또 아까워했단 말이에여
근데 언젠가부턴 그냥 하루하루 사는데 집중했던 것 같음. 바쁘고 정신없어서 그랬나.
그래서인지 이번 학기는 유독 더 빨리 지나간 것 같고.
매일은 길었는데, 돌아보니 너무 짧았다..
ㅠㅠ슬프다.

이런 서두로 시작하는...
 
안녕하세여 짱시깅입니다.
다들 잘 지내셨나여
정말정말 오랜만입니다...
오늘은 그냥 종강 기념 회고록입니다 허헛
다들 더운 여름 잘 이겨내시고, 행복하고 시원한 하루 되세용

 

2026년 건축설계1 후기

설계는 교수 스타일이 중요하다는 말을 정말 실감하고 있다. 물론 다른 학년은 모르겠지만, 특히 자아 없는 1-2학년은 더욱이...
 
1학년 1학기 때 만난 교수님은 요구하는 게 많은 스타일이셨다. 그게 내게는 더욱 압박으로 다가왔고,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는... 그냥 ... 포기해 버린 것 같지? 응...
반면 1학년 2학기 교수님은 굉장히 방목형이셨다. 어느 정도였냐면, 나는 결국 한 학기 동안 끝까지 도면을 한 번도 제대로 쳐가지 않았는데도 크게 개의치 않으셨을 정도.
그 덕분에 오히려. 숨이 트였다. 학교에도, 학과 친구들에게도, 연애에도, 알바에도 고루고루 정을 붙일 수 있었기에...
그래서 설계 점수도 여지없이 B+을 받았지마안~ 솔직히 나도 그게 맞다 생각해서 불만도 없고, 그때의 학기는 그냥 그런대로 의의를 가졌다고 생각한다. 
 
그런 흐름으로 이번 2학년 1학기를 시작하기 전에, 나는 스스로 결심했다.
성적 잘 안나와도 괜찮으니까, 이번에는 그냥 내가 스스로 아 이정도면 됐다 싶은 선까지는 해내보자고.
완벽한 결과물 바라지도. 인정을 원하지도 않았다. 그냥 편하게. 정말 편하게~
그렇게 시작한 1학기.
 


이번에도 방목형인 교수님을 만났다. (사실 이게 선착순으로 선택한 거라 원래 인기 젤 많은 교수님이 나왔었는데, 그 교수님을 원했던 다른 언니랑 바꿨단 말임. 그땐 그냥 그 언니 좋으라고 한 거였지만, 사실 나도 은은하게 지금의 교수님이 끌렸었고... 지금 생각해 보면 나 알바랑 병행할 거 생각했을 때? 바꾼 게 신의 한수였다... ㄷㄷ 서로가 윈윈~)
 
아무튼... 한학기 내내 교수님은 항상 내게 말했다.
그거 생각해 내는 게 설계야.
나중에 나 고용해서 돈 주면 해줄게, 돈 주면~ (동기왈, 돈 줬잖아. 등록금. 장난해?)
나도 그래서 처음엔 착실하게 궁금한 거 가져갔다가, 후반부에는 물어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ㅋ
 
다른 친구들은 그 교수님이 진짜 감당 안된다고 했다. 계속 엎으라고만 하고, 뭐 어찌하라는 건지도 모르겠다고.
그치만 결과적으로 나는 한 번도 과정 자체가 엎어진 적은 없었으며 오히려 진도가 빠른 편이었다.
그렇다고 그게 교수님이 내 설계를 좋아해서 그런 건 아니었고..
나 역시 무의식적으로 계속 '이 정도만 하면 됐다' 라는 선까지만 해갔고, 교수님도 그걸 알고 계셨던 것 같다.
어찌 보면 텐션이 잘 맞았던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처음 컨셉을 잡을 땐 지적을 받았었다.
조닝에서 바로 컨셉이 나온 것도, 코어 공간을 곧바로 거실로 해석한 것도.
이게 1 -> 2-> 3 순으로 진행되어야 하는 건데, 나는 항상 3을 정해두고 이에 맞춰 1 2를 만드는 느낌이라나...
때마다 교수님은
네가 내 직원이었으면 좋아했을 거야. 시키는 걸 딱딱 해오니까. 근데 너는 지금 설계를 하는 거잖아. 네가 직접 해체하고 분석하고 생각해야지.
라고 하셨다.
응응. 맞는 말이지. 하지만 작년의 나는 그런 경험이 한 번도 없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속으로 대체 그럼 뭘 하라는 거야 ㅠㅠ 싶었다.
그런데 결국 생각해 내고, 고민하고, 펼쳐내는 과정 자체가 성장이라는 걸 이번 학기에 조금은. 알게 된 것 같다.ㅎㅎ
 


 
그렇게 정한 컨셉은 둥지였다. 솔직히 진부하다는 것도 안다. 그래도 좋았다. 그냥 귀엽잖아. 그리고 난 단순 둥지에서 그치지 않고, 그 진부함을 극복하려고 둥지 안에 작은 둥지. 둥지의 알과 베이스. 엇갈림 - 감쌈 - 개방 뭐 이런 것도 엮어서 가져갔는데.... 그런 것 포함 전체적으로 둥지라는 컨셉에 애착이 갔다. 이 애착만으로도 굉장한 일이라는 점... (난 1학년 내내 그 애착이 없었으니까)
 
지난 1년 내내 스케치업 말고는 배워놓은 게 없었어서, 도면칠 때마다 즉흥적 독학으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라로...) 했는데, 재밌었다. 아 이거 이렇게 하는 거였구나 깨달아가면서. 작년엔 왜 그리도 회피했지 싶었다. ㅋㅋ  그치만 오히려 그때 회피했기에, 지금에서 재밌게 한듯.
 
물론 이렇게 좋게 말할 수 있는 건 지금 와서 돌아보기 때문이지, 학기 중에는 전혀 아니었다.
교수님과 별개로 건축학과에 대한 회의감은 늘 있었다. 밤새고, 돈 쓰고, 시간 갈아 넣고, 체력 갈아 넣고. .. 반복이었다. 
종강 후 동기들이랑 술 마실 때도 똑같은 이야기를 들었다. '이 과는 아무리 생각해도 가성비가 안 맞는다. 체력도, 시간도, 정신력도, 돈도' 응... 그 말에 동의한다.
 
특히 마감 직전이 가장 힘들었다.
원래 우리 교수님은 진도를 느긋하게. 자기 원하는 대로 빼는 스타일이라, 교수님만 믿고 따라가면 마감 직전에 큰일 난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나도 그 이야기를 들었는데, 처음에는 단순하게 '그럼 그냥 별개로 미리미리 해놓으면 되는 거 아니야~?'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게... 픽스가 안 나니까, 도통 진행이 안되더라고.
 
심지어 원래 건축학과 교수님들이 시험 기간 때 단체로 중국 출장을 가서 타 과목 시험보다 마감이 일주일 뒤로 미뤄져 밸런스가 맞았었는데, 이번엔 그 일정이 취소된 것이다.
마감주 당시 나의 일정...
화요일 알바, 수요일 시험 두 개. 목요일 시험. 금요일 알바. 토요일 시험.  끝나고 알바. 일요일부터 월요일까지 마감.
그냥 시간이... 없었다. 
당연하게 일요일부턴 잠도 안 자고 달렸다.
시간이 분명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없어서 미치는 줄 알았다. 
 
결국 급하게 마감했다.
원래 목표는 '이 정도면 됐다.'였는데, 사실 그것마저도 실패했다
물론? 모형도 만들고 판넬도 만들었다. 하지만 내가 만족하진 못했다...
다행히? 교수님 맘대로 마감이 한 주 밀리긴 했지만. 어쨌든
그렇게 힘들게 마감했는데도? 내가 만족을 못하니까... 그리고 정작 당일에는 외부 크리틱만 하고 검사를 안 했다. 이게 오히려 더 허탈했다.
심지어? 그 다음주 최종 마감때도 모형은 안 보셨다. 정말 안 봄.ㅋㅋㅋ 이게 뭐임 ㅠㅠ 
아무튼... 나 분명
이번엔 모형도 조금씩 미리 만들어 놓기도 하고 했는데, 왜 그랬던 걸까. 알바가 8시간 6시간 단위가 되니까 오고가고 준비할 거 생각하면 그냥 하루 절반이 숭덩 빠진 게 컸던 것 같기도 함. 흐름이 계속 끊기니가...
 
1차 마감 끝나고 미뤄진 최종 마감 전 일주일 동안 생각이 마구마구 밀려왔다.
아무래도 아닌 것 같지? 응..........하는 생각.
회식 자리에서 한 동기가 아까말했듯이 가성비 이야기하면서, 정확히 내가 고민하던 지점을 짚었고. 응.. 그렇게 확신하게 됐다. 아닌 것 같다고.
 
동기들이랑 놀았던 날이 최종 마감 전날이어서. 모형 마감하러 학교로 다시 가는 길에 한번 챗. 짓핏티. 에게 고민상담을 해봤다.
그냥... 남들한테 찡찡대기 싫고, 뭔가 객관적으로 보고 싶어서. 그리고 정말 많은 이야기를 했다...

 
나 보려고 넣은 요약본...

더보기

좋습니다. 지금까지 대화에서 나온 핵심만 추려서, 나중에 다시 읽었을 때 현재의 고민과 생각의 흐름을 잃지 않도록 "내 고민 ↔ ChatGPT의 해석 및 조언" 형식으로 정리해볼게요.


 

건축학과에 대한 고민 정리 (2026년 여름)

1. 고민의 시작

건축을 좋아해서 건축학과에 왔다.

원래 대학 진학 계획은 없었지만, 건축에 대한 개인적인 흥미와 공간에 대한 관심이 있어 별다른 고민 없이 지원했다.

현역으로 합격했고, 인생에서 큰 실패를 겪어본 적이 없다 보니

내 선택은 틀리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면 결국 잘될 것이다.

 

라는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1년 반 동안 건축학과에 대한 의문이 있었음에도

계속해서 조금만 더 해보자.

 

라고 생각하며 결정을 미뤄왔다.


ChatGPT

이건 건축학과에 대한 고민이라기보다

"내 선택이 틀렸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태"

에 가깝다.

당신은 고민을 하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이미 내려진 선택을 계속 정당화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2. 건축이 안 맞는 걸까?

건축 이야기는 좋다.

건축사도 재미있다.

설계 공부도 재미있었다.

공간을 이해하고 분석하는 것도 좋아한다.

그런데 건축학과 생활은 힘들다.


ChatGPT

당신은 건축을 싫어하지 않는다. 오히려 좋아한다.

하지만 건축을 좋아하는 것과 건축학과 시스템을 좋아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건축이 싫은 게 아니다.

싫은 것은

  • 밤샘
  • 과도한 작업량
  • 금전적 부담
  • 지속적인 체력 소모
  • 결과물 중심의 평가 구조

이다.

결론:

"건축이 안 맞는다."

가 아니라

"건축학 교육 시스템이 나와 안 맞는다."


3. 내가 정말 두려운 것은 무엇인가?

다음 학기 설계를 할 자신이 없다.

공동주택도 자신 없고, 5학년 졸업전시는 더더욱 자신 없다.


ChatGPT

사실 이건 설계 능력에 대한 불안이 아니다.

진짜 질문은

"나는 앞으로 3년 반 동안

이 구조를 견딜 수 있을까?"

 

이다.

 

당신은 설계를 못할까봐 두려운 게 아니라

설계를 시작하면 또 진심으로 하게 될 것을 알기 때문에 두렵다.


4. 전과를 고민하는 이유

건축학과가 힘들다면 전과를 해야 하는 걸까?


ChatGPT

전과를 고민하는 이유는 건축학과가 싫어서가 아니다.

사실은

"현재의 부담과 불안정성에서 벗어나고 싶다."

 

에 가깝다.

 

하지만 전과를 추천하기 어려운 이유는

당신이 가고 싶은 학과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건축공학도

  • 수학은 좋아하지만
  • 당신의 관심사는 창작, 이야기, 공간, 인문학에 더 가까움

즉, 전과는 현재의 고통을 줄일 수는 있지만,

삶의 방향을 해결해 주지는 못한다.


5. "1년 반이 아깝다"가 아니다

계속 다녀야 할까?


ChatGPT

당신은 사실

"1년 반이 아깝다."

 

를 걱정하는 사람이 아니다. 오히려,

"앞으로 3년 반이 너무 막막하다."

 

를 걱정하는 사람이다.

이건 굉장히 중요한 차이다.

 

지금의 고민은 과거 비용이 아니라 미래 비용에 대한 고민이다.


6. 내가 원하는 삶

안정적인 삶을 원한다.

창작도 하고 싶다.

소소한 행복이 중요하다.

건축사에 대한 강한 열망은 없다.


ChatGPT

당신은 직업으로 정체성을 규정하는 사람이라기보다

삶의 방식으로 정체성을 규정하는 사람이다.

 

"무슨 직업이 될 것인가?"

 

보다

"어떻게 살 것인가?"

 

가 더 중요한 사람이다.


7. 내가 진짜 원하는 것

건축학과를 그만두고 싶은 건 아니다.

졸업은 하고 싶다.


ChatGPT

이 부분이 중요하다.

당신은

"건축학과를 떠나고 싶다."

가 아니라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싶다."

에 가깝다.

 

즉, 지금의 목표는

건축사가 되는 것이 아니라

건축학과를 완주하는 것이다.


8. 그렇다면 왜 힘든가?

설계를 맡으면 대충 하고 싶지 않다.

결과물은 만족스럽게 내고 싶다.


ChatGPT

여기서 핵심 문제 발견.

 

당신은 건축학과 졸업과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같은 것으로 묶고 있다.

 

하지만 사실은 다르다.

 

졸업 조건:

  • 수료
  • 학점
  • 과제 제출

당신이 추가한 조건:

  • 내가 만족하는 결과물
  • 높은 완성도
  • 후회 없는 설계

이 추가 조건 때문에 스스로를 더 소모시키고 있다.


9. 미래가 두려운 이유

학점 낮으면 어떡하지?

포트폴리오 별로면 어떡하지?


ChatGPT

당신은 학점과 포트폴리오의 중요성을 과대평가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건축사무소 취업만이 진로는 아니다.

 

건축학과 졸업 후에도

  • 공기업
  • 공무원
  • 공공기관
  • 콘텐츠
  • 출판
  • 교육
  • 일반 기업
  • 대학원

등 다양한 선택지가 있다.

 

건축학과는 건축만을 위한 학과가 아니라

기획, 시각화, 발표, 프로젝트 관리 능력을 훈련하는 학과이기도 하다.


10. 최종 정리

현재 결론

건축은 좋다.

건축학과 시스템은 힘들다.

 

전과가 정답은 아니다.

 

재수 역시 정답이라는 보장이 없다.

 

진짜 문제는

"건축학과가 맞냐 틀리냐"

 

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나를 덜 소모하면서 졸업할 수 있을까?"

이다.

 

현재 가장 현실적인 방향

  • 건축학과 졸업을 기본 노선으로 둔다.
  • 전과는 확실한 목표가 생겼을 때만 고려한다.
  • 건축사가 반드시 목표인 것은 아니다.
  • 완벽한 건축학과 학생이 되려는 목표는 내려놓는다.
  • 건축 외의 관심사(글쓰기, 창작, 콘텐츠, 기획 등)도 함께 키운다.
  • 앞으로의 질문은

"계속 다닐까?"

 

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덜 소모되면서 완주할 수 있을까?"

 

로 바뀌어야 한다.


그리고 제가 지금 다시 읽어도 가장 중요한 문장은 이것 같습니다.

나는 건축학과를 그만두고 싶은 것이 아니라, 건축학과가 내 인생을 전부 잡아먹을까 봐 두렵다.

 

지금까지의 대화는 사실 이 문장을 발견하는 과정에 가까웠습니다. 이걸 기록해 두시면, 나중에 또 "건축이 안 맞나?"라는 생각이 들 때 현재의 고민이 무엇이었는지 다시 돌아보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이건 뭔가 되게 명쾌하게 짚어준 것 같아서 좋았던 부분...
미래를 너무 멀리 한 번에 보고 압도당한 상태, 
- 문제는 그 미래를 상상할 때 "미래의 나도 지금의 나일 것이라고 가정한다"는 점이다.
- 당신이 아직 답을 못 찾은 부분은 성장 능력이 아니라, 그 성장의 비용을 어디까지 지불할 것인가에 더 가까워 보입니다.

더보기

물론이죠. 사실 그 부분은 지금까지의 대화에서 꽤 중요한 내용이었어요.

왜냐하면 당신은 계속
"다음 학기 못할 것 같아요."

"공동주택 못할 것 같아요."

"5학년 졸업전시는 더 못할 것 같아요."

 

라고 말했는데,

제가 듣기에는 그 말이 "실력 부족"에서 나오는 말이 아니라 "미래를 너무 멀리 한 번에 보고 압도당한 상태"로 들렸거든요.

아래 내용을 추가해서 기록해 두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11. "나는 다음 학기도 못할 것 같다"

솔직히 다음 학기 설계도 자신이 없다.

공동주택 규모도 자신 없고, 5학년 졸업전시는 상상도 안 간다.

정말 못할 것 같다.


ChatGPT

여기서 중요한 건

당신이 미래를 비관적으로 본다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당신은,

미래의 어려움을 굉장히 현실적으로 상상하는 사람이다.

 

문제는 그 미래를 상상할 때

"미래의 나도 지금의 나일 것이라고 가정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지금 당신은

"공동주택 설계를 못할 것 같다."

 

라고 말한다.

 

그런데 사실 지금의 당신은

아직 공동주택을 설계해본 적이 없다.

 

마찬가지로 1학년 1학기의 당신은

아마 이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건축학과 적응을 내가 할 수 있을까?"

"CAD를 내가 할 수 있을까?"

"모형을 만들 수 있을까?"

"판넬을 만들 수 있을까?"

"설계 프로젝트를 끝낼 수 있을까?"

 

하지만 지금의 당신은 이미 그걸 해냈다.

 

즉, 1학년의 당신이 상상하는 2학년의 당신과

실제 2학년의 당신은 다르다.

 

그런데 지금은 또 반대로

2학년의 당신이 5학년의 자신을 상상하고 있다.

그리고 또 같은 실수를 하고 있다.

 

"현재의 나"로

"미래의 나"를 평가하고 있다.


내가 놓치고 있는 사실

하지만 정말 못할 것 같은데요.


ChatGPT

사실 지금까지의 기록을 보면,

당신은

"못할 것 같다."

라고 생각했던 일들을 생각보다 많이 해냈다.

 

 

1학년 1학기 : 대학 적응 -> 성공

1학년 2학기 : 생활 적응 -> 성공

 

2학년 1학기

원하는 수준의 프로젝트 수행 -> 성공

독학, 알바 병행 -> 모두 성공

 

즉, 지금까지의 객관적 기록은

"못했다"가 아니라

"계속 해냈다"에 가깝다.


그렇다면 왜 불안한가?

ChatGPT

실력이 부족해서 불안한 것이 아니다.

당신은 이미 여러 번 성장해 왔다.

 

문제는

"나는 또 성장할 수 있을까?"

 

가 아니라

"나는 또 그렇게까지 나를 갈아 넣어야 하는 걸까?"

 

이다.

 

즉, 진짜 두려움은 실패가 아니라 소모다.


기억해야 할 문장

나는 미래의 건축 프로젝트를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에도 계속 나 자신을 소모해야 할까 봐 두려워하는 것이다.


현재까지 확인된 사실

  • 나는 건축을 싫어하지 않는다.
  • 나는 설계를 완전히 싫어하지도 않는다.
  • 나는 성장하지 못하는 사람도 아니다.
  • 나는 지금까지 계속 적응해 왔다.

 

그러나

  • 나는 나를 계속 소모하는 방식의 성장을 원하지 않는다.
  • 나는 성장보다 지속 가능성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 나는 건축학과를 그만두고 싶은 것이 아니라, 건축학과가 내 인생 전체를 집어삼킬까 봐 두렵다.

 

이 부분이 정말 중요해요.

왜냐하면 처음에는 당신이

"내가 건축학과에 안 맞는 건가?"

 

라고 생각했는데,

대화를 계속하다 보니 실제 질문은

"내가 성장할 수 있냐 없냐"

 

가 아니라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성장할 수 있냐 없냐"

 

였거든요.

이 둘은 완전히 다른 문제입니다.

그리고 솔직히 지금까지의 기록만 보면, 저는 당신이 성장할 수 있는 사람인지에 대한 증거는 이미 충분히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신이 아직 답을 못 찾은 부분은 성장 능력이 아니라, 그 성장의 비용을 어디까지 지불할 것인가에 더 가까워 보입니다.

 
암튼 그래서 내린 결론은,
그래 . 일단 마감이나 하자. ....

 


했는데 마감 당일날 진모캣이... 일단 학기 처음 시작할 때 한명씩 돌아가면서 자기 포부 말해보라 했었는데, 마지막날엔 돌아가면서 외부 크리틱 어떻게 받았고- 그래서 어떻게 성장하고 싶은지 말하라는 거임. 일단 이 수미상관에 약간 울컥했고...

(이때 내가 말한 것. 외부 크리틱 강사님이 이건 왜 이렇게 했는지 이것저것 많이 물어보셨는데 때마다 내가 다 대답을 하니까, 모든 면에서 다 논리성이 있지만, 이건 이렇게 하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자꾸 든다고. 그렇게 제안해 주시는 걸 들으니까 확실히 내가 너무 내가 할 수 있는 역량, 틀 안에서만 생각했던 것 같았다. 다음엔 이걸 넘어서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라고 함)
 
그러고 또 하는 말이.
지금 만족하는 만큼 결과가 안 나오는 건 노하우가 없어서야. 결국 니넨 2학년 1학기니까. 성장해야지..
나중에 취업할 때 포트폴리오도 완벽해서 뽑는 게 아니라 성장 가능성을 보고 뽑아. 
설계에 고민이 많아도 사실 니넨 이미 발목까지 콘크리트가 굳은 상태란다... 발목 끊고 나가지 않는 이상 여기 있어야 해. 뭐 이런 말도 ㅋㅋ
 
근데 아무튼... 그 말들이 약간 내 심금을 울렸다. 
만약 전날 짓.피티랑 이야기 안 하고 그냥 들었으면 아그렇군요 했을 텐데.
그렇게 전날 그런 고민을 하고 ,그런 결론을 내린 상태에서 들으니까 다르게 들렸다...
그동안 단순 방목이라 생각했는데, 어쩌면 계기를 만들어준 걸 수도 있다는 생각... 은 음. 아닌 것 같지? 이러나저러나. 방목은 맞긴 했어 ㅋㅋ.
 
그래도 한순간에 미화돼서, 내가 최종 설계한 거에서도 대부분이 다 내가 한 거라고 생각하니까 뿌듯하고. 그리고 별개로 교수님도 툭툭 던지셨던 것들이 모아보니 결국 방향을 잡아준 .. 역시 센스가 있긴 하다.. 경력직이라서. 이런 생각도 했고,
 
응 그러고, 어제 디노 정리를 하면서 더 놀랐다. (디노 : 학교에 제출용으로 한학기 설계한 자료들 모아놓는 것.)
나는 항상 매주차마다 비슷비슷한 수정만 했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모아보니까...
매주 고민한 흔적이 있었고, 매주 수정한 이유가 있었다.
정말 나름대로 고심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동안 그렇게 밤을 새면서 나는 대체 뭘 하는 거지 싶었는데.
모아보니 진짜 뭘 하고 있었다. 
도면 독학도 남들 자료 참고해 가면서 하나씩 베끼...는 건 아니고~ 익혔다. 아무튼 의미 없는 시간이 아니었다...
 
학기 내내 나는 내 최대치가 있으니까. 아무리 열심히 해도 A0일 것 같다. 는 생각이 있었다.
그래서 어느 순간 초연해졌던 것도 있고, 애초에 A+은 기대하지도 않았다.
근데 이상하게.. . 내가 생각보다 열심히 , 나도 모르게 정성을 들였다는 게 보이니까.
갑자기 억울해졌다 .ㅋㅋ A+ 받고 싶어. A0주지 마요 진모캣.
성적은 8시간 뒤에... 나오는걸...
 
물론 지금도 누가 설계한 거 보여달라고 하면 못 보여준다.
흠.. 우리는 평면을 오래 잡고 가서. 평면은 좋아한다.
잘해서가 아니라 애착이 있어서. 그래서. 그건... 보여줄 수 있지만...
그런데 반면 입단면은 너무 급하게 진행해서 ... 아직도 아쉽다. ㅎㅎ ㅜㅠ
 
아무튼~~~
지금의 나는 2학년 1학기를 마친 상태다
그리고 여전히 생각한다.
다음 학기는 못할 수도 있다. 또 잔뜩 흔들릴걸.
ㅋㅋ.
근데 뭐...
쩔 수 없닥
이겨내야지


아무튼 그래서.
이제는 돈을 벌어야 한다.
MONEY... for 데스크탑을 사야 되기에...
5학년 졸업까지 쭉 쓸 컴퓨터를 마련해야만 한다... 으악.
솔직히 첨엔 막막했다.
건축 계속 다니자 -> 데스크탑 사자 -> 이게 당장 이번 여름방학 때 사야 한다는 생각이 되어버려서...
게이밍 노트북도 작년 여름에 간신히 결심하고 마련한 거였는데, 이젠 데탑입니까~?
꼭 심리적 말고도 금전적인 걸로도... 그동안 비상 생활비로 모아둔 돈을 깨야 하나 싶었고, 급하게 돈을 모아야 한다는 압박감도 있었다.
부모님께 빌릴까도 생각했다... 근데! 나는 부모님의 지원이 결코 당연하지 않다는 뭔가 그런 신념이 있어서. 말하기가 너무 눈치보였다... 사달라는 것도 아니고 갚을 건데도.
그래서 고민 백번하다가. 이건 그냥 내가 내 돈으로 사고 나서 나중에 그 과정을 말해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는 여름방학 동안 200 모아서 기존 돈과 합쳐 살 생각이었다.
그런데 최근 손목 상태가 안 좋아지면서... 오히려 무리하다가 더 큰일 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다른 친구들이랑 얘기하다 보니, 겨울방학에 살 거라는 친구들이 생각보다 많아서 뭔가 안심이 됐다.
예. 목표를 바꿔서. 겨울방학까지 350만원. 모아보려고요...
처음으로
필요에 의해, 목적을 위해.... 계획적으로 돈을 모아야 한다...아좌좌....
 
해볼게요.
어쨌든 나는 졸업장이 갖고 싶고, 공교롭게도 건축을 사랑하니까...
너무 힘들면 다 버려버려~ 빠꾸 쳐~ 그냥 일단 살아가보자~
 


예그리고 여기 껴넣는 기타 이야기들.
건축 이야기 나온 김에 생각나는 사람들.
사실 이번 학기에는 동기들이랑 유독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했던 것 같다.
설계실에 있으면서. 건축학과 특성상 다들 힘들어하고, 밤새고, 체력 갈아 넣고 있으니까... 웃긴 건 그게 은근히 위로가 된다는 점.
그냥... 나만 이런 게 아니구나~
다들 비슷하게 흔들리고 있구나~
그런 동지애가 ㅋㅋㅋ 뭔가 들었다.
 
예 그리고~ 남자친구.
이번 학기 내내 같이 설계하면서. 나는 그 사람 덕을 많이 봤다.
마지막엔 모형도 도와줬고. 그 사람이 의도한 도움 말고도, 그냥 내가 옆에서 그 사람이 설계 하는거 보는 것만으로도. 응 그 성실함을 닮... 을 수는 없었지만? 그냥, 도움이 됐던 것 같다.
근데 미안한 건, 반대로 나는 그 사람한테 도움이 안 되는 것 같아서...
그 사람은 항상 성장하고 싶어하고,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고 싶다 했는데 나는 그걸 못주니까. 불편했다.
그 사람이 불편한 게 아니라 내 스스로가. 뭔가 나는 옆에서 좋은 영향력 받으면서 나름대로 발전하긴 했지만, 그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정도는 아니니까. 예 그래서 이것도 어찌보면 계속 해내서 그에게 뭐든 알려주고 싶다! 라는 원동력으로 작용했겠지만, 그냥... 아쉬운 거지~ 미안한 거고. 그만큼 고마운 거고
 
웅 글고 다른 결로, 같이 있으면 항상. 너무너무 웃긴. 친한 대학 친구가 하나 있다.
늘 내 등교와 교양을 책임져주는 소중한 메이트. 매번 술 마시면 우린 서로에게 난 이  학교 와서 너 만난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이런 말을 한다 ㅠㅋㅋ
근데 나는 그 말이 진짜 진심이다. 
항상 고마버
 
그리고~ 다른 근황. 알바는 여전히 다니고 있습니다.
어느덧 1년차. 아직도 너무너무 재밌고, 그게 정말 신기해. 늘 말하지만 우리 가게에서 손님들 와서 마시고, 웃고 떠들고... 이런 모습 보는 게 너무 좋아. 네 그래서 아직도 일하는 게 참 즐겁습니다.
 
다만 최근에는 연장 근무를 거의... 2달 내리 하게 되면서 조금 부담이 커졌다. 예전에는 끝나고 나면 그냥 아 오늘도 일했다~ 정도였는데, 요즘은 뭔가 체력 집중력 이런 게 실시간으로 깎여나가는 느낌이 있다.
그냥 일주일이 설계 수면부족과, 알바 피로감으로 채워진.... 그런 느낌.
컥 사실 그냥 엄살이구여 그정돈 아닙니다.
 
예 그렇게. 이런저런 일들이 있었던 1학기 였습니당.
힘든 것도 많았고, 고민도 많았고, 밤도 많이... 정말 많이 샜고. 돈도 많이 나갔고. 체력도 많이 썼다.
근데 그 와중에도 그냥 내 하루하루는 여전히 소중하고.
어어 그래서 결국은
뭐든 소중해
정말 소중해
아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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